시작부터 이러면 배는 이미 산에 있다.그런데 이건 기꺼이 프로그래머가 게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수 있다는 가정이 깔려있어야 성립되는 방법이고, 팀의 모든 구성원이 게임에 대해 비전과 애정을 가지고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사실 모든 구성원이 비전과 애정을 완벽하게 공유하면 저런 말이 안 나올 것이다.
그리고 설사 그런 팀이라고 하더라도 개발자를 희생시키면서 게임을 만드는건 좋지 못하다. 그래서 우선 질문을 바꿀 필요가 있다.
(X) 이러이러한 기능을 추가해주세요.
(O) 이러이러한 기능을 넣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그리고 테스트는 얼마나 해야할까요.
“안 돼요”라고 답하는 프로그래머가 잘 하는건 아니지만, 리스크를 져야하는 입장이라는 것을 조금 감안해주도록 하자. 이 상황에서도 당신이 개발기간에 대해서 묻는다면, 프로그래머가 어떻게 대답하던 개발기간과 필요인력에 대해서 확인한다면 다른 대안을 찾을수도 있다. 혹은 이번 패치가 아니라 다음 패치까지 개발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진행을 할 수도 있고.
그럼 프로그래머는 적어도 대략 얼마나 걸릴지에 대해서 설명을 해줄 것이다. (그리고 기획자는 프로그래머가 말한 그 기간보다 더 걸린다고 생각하는게 좋다.) 많은 프로그래머는 해당 기능 작성 뿐만 아니라 다른 업무도 하게 된다. 유지보수부터 시작해서 다른 기획자의 요청이나 검토 등.
기획자는 이제 해당 기능을 넣는데 걸리는 개발기간을 듣고, 프로그래머 자원을 그 기간만큼 사용할만큼 우선순위와 가치가 있는 기획인지 판단을 할수 있게 되었다. 꼭 필요하다면 리스크(=야근)를 기획자가 함께 질수도 있다. 만약에 기획자가 일 던져주고 혼자만 도망간다면, 아마 다음부터는 그런 리스크를 져주고 싶지 안을 것이다. 프로그래밍을 못 해도, 테스트를 함께 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기여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