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게임 회사에서 PM의 역할

게임기획 관련 이야기 2018. 5. 23. 23:41

현재 회사에서 저는 2개의 직함을 갖고 있는데, 하나는 기획팀장이고 하나는 PM입니다. 

기획팀장은 말 그대로 시스템/ 컨텐츠 기획을 담당하며 게임의 구조를 만들어가는 일이고

PM은 회사마다 역할이 좀 다르긴 하지만 이곳에서는 개발관리 역할을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PM 업무를 하면서 주변에서 자주 들었던 질문이 PM이 도대체 뭘 하는 거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오늘은 여기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1. PM은 무엇인가요?

게임 회사에서 일반적으로 PM은 개발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 역할을 해줍니다.

관리에는 크게 2가지가 있는데, 게임 리소스(원화나 모델링)가 필요한 때 잘 나올 수 있도록 일정을 관리하는 리소스 관리와 개발 일정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 일정과 마감을 조율하는 개발관리가 있습니다. 


<PM은 개발의 전체적인 모습을 이해하고, 모든 팀원과의 소통이 필요한 직군입니다>


리소스 관리 업무는 주로 그래픽 팀과 자주 이야기해야 하고, 개발 관리 업무는 주로 프로그램 팀과 이야기해야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쪽을 하든 다른 파트와 밀접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기 때문에 소통 능력은 PM의 기본 역량이기도 합니다. 


작은 프로젝트에서는 PM이 없거나, 있더라도 한명이 위의 모든 일을 함께 수행합니다만 프로젝트 규모가 커지면 위의 업무를 나눠서 하거나 역할을 PD나 각 팀장님들과 배분해서 진행하기도 합니다. 



2. PM은 어떤 위치인가요?

회사마다 PM의 직위는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회사에서는 신입에게 맡겨 자질구레한 부가 업무를 주기도 하고, 또 어떤 회사에서는 PD 다음으로 팀 내에서 최고 결정권을 갖고 개발의 전반적인 의사결정을 담당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답해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PM(개발 PM)은 자의든 타의든 어쩔 수 없이 프로젝트의 전체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고, 또 역할적으로 다양한 의사 결정의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 수록 팀에서 중요한 위치에 배정된다고 봅니다. 



3. PM 업무를 하면 나중에 어떻게 성장할 수 있나요?

사실 게임 회사에 PM이 되기 위해 입사하는 사람은 거의 못봤습니다. 대부분 팀장이 되서 팀을 이끌거나 아니면 기획팀장, 혹은 기획을 정말 잘하는 스페셜한 기획자를 목표로 입사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의든 타의든 PM 업무를 하게 되면 이후에 자신의 목표에 도움이 되는 일인지 아닌지 많이 헷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게임 회사에서는 다양한 포지션이 있고 목표에 이르는 방식은 각기 다릅니다>


결론만 간단히 이야기드리자면, PM은 PD로 이어질 수 있는 꽤 좋은 루트라는 점입니다. PM은 업무상 게임 전반을 이해하고 팀의 모든 사람과 소통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기획자 - 기획 파트장/ 기획팀장 - PD 를 생각하지만 기획 파트장이 PD가 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과정을 거쳐야 가능합니다. PM은 생각보다 기회가 많이 주어지고, 특히 개발 후에 라이브 서비스로 돌입했을 때 라이브 팀장을 맡을 확률이 높습니다. 자신의 팀을 목표로 PD 자리를 노리는 분이 있다면 PM도 제법 괜찮은 선택지라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네요. 


주의해야할 것은, 위에서 이야기드린 대로 단순히 리소스 챙기는 관리 업무나 말단의 업무만 담당하는 PM과 개발 전체를 관리하고 소통해야 되는 개발 PM은 큰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PM 업무를 맡게 될 때 자신이 하게 될 일이 어떤 건지 확실히 정의해야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을 겁니다.



4. PM이 되려면 어떤 걸 배워야 하나요?

PM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소통과 일정관리입니다. 기본적으로 꼼꼼하게 일해야 하는데 이는 최대한 꼼꼼해지려고 노력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소통을 위해서는 대화, 프레젠테이션에 능숙하면 좋고 일정관리는 딱히 특정 툴의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보다는 팀마다 고유의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그들이 편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서포트 해주면 충분합니다.


<일정관리는 PM의 기본 업무 중 하나입니다>


일단은 기획자로 입사해 기획 업무를 수행하며 PM업무를 겸임하는 쪽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루트고 이렇게 경력을 쌓은 뒤에 최대한 큰 프로젝트에서 전문 PM 루트를 밟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에는 좋은 학력 정도가 필요합니다만... 이건 뭐 각자가 알아서 하는 부분이라 생략하겠습니다.



5. 주의사항

아직 한국에서 게임개발이 제대로 정착했냐고 하면 저는 아직 미성숙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주먹구구식 개발도 아직 많고 무엇보다 직군별 정의조차도 논란의 여지가 꽤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PM은 같은 단어를 두고 가장 많은 혼란이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는 일도 회사마다 너무 다르고 그 때문에 대우도 너무 다릅니다. 어떤 회사에서는 준 PD급 대우를 받다가도 어떤 회사에서는 말단 직원 취급을 받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실수가 없도록 PM 을 중간 목표로 잡으신 분들은 이직 시 신중해야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게 PD나 기획팀장이 개발관리 업무를 일정 부분 겸임하는 경우 PM은 단순한 리소스 관리나 일정 관리 업무만 담당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해 완전히 개발 내용에 대한 발언권을 잃어버리고 단순히 일정만 조율하는 스케줄러가 되는 셈입니다. 프로젝트가 커질 수록 이렇게 될 공산이 큽니다만, 궁극 적으로는 팀 전체를 이해하고 소통하고 관리해야 된다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삼국지에서 유비 진형을 하나의 개발팀이라고 한다면 제갈량은 PM 역할을 하는 셈이죠.>


예전 회사의 경우 개발 과정에서 PM님은 발언권이 없었고 오로지 일정만 관리했지만, 이후 라이브 서비스로 넘어오면서 PD님이 다른 프로젝트로 옮겨 가시자 기획팀장을 제치고 PM님이 PD로 임명되었습니다. 결국 게임 기획에 대해 매우 잘 아는 사람보다는 팀 전체를 잘 알고 이해하고 소통하는 사람 쪽이 PD에 더 어울린다는 회사의 판단이었습니다.



마치며

저는 전문 PM의 루트를 걷고 있지는 않습니다. 언젠가부터 PM일을 하다보니 어느 새 3년 정도가 훌쩍 지났고 그 동안 경험했던 일들을 토대로 간단히 생각을 정리했을 뿐입니다. 이 글이 PM에 대한 가이드는 될 수 없겠지만 PM이 어떤 것인지 막연히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적어 봅니다.


출처 : http://blog.naver.com/kaysa666/220424285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