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게임기획자로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능력

게임기획 관련 이야기 2018. 4. 20. 16:23

요즘 주변의 나이 많은 게임기획자들을 보면 퇴사 후 상황이 다음 중 어느 하나의 경우로 요약되고 있다.

  1. 이직을 못해서 전전긍긍한다.
  2. 게임개발 스타트업을 창업한다.
  3. 게임기획자에서 다른 직군(PM, 사업팀, 마케터 등)으로 전직한다.
  4. 게임업계를 떠나 다른 산업으로 옮긴다. (은퇴)

과거 온라인게임이 흥하던 시절에도 게임기획자가 나이를 많이 먹으면 퇴사 후 이직이 어렵긴 했지만, 최근에는 그 정도가 훨씬 더 심해졌다. 과연 이런 현상의 원인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과거를 돌이켜보면 200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게임을 많이 해본 프로그래머들이 드물었다. 특히 소규모 개발사로 갈수록 그런 경향이 심했다. 그래서 개발팀 내에서 게임플레이(게임성)에 관한 지식이나 경험이 가장 많은 사람은 기획자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이런 개발팀 구성 하에서 게임기획자에게 중시되는 능력은 구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다른 직군에게 정확하게 설명하는 능력, 즉 시스템 기획능력이었다. 게임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프로그래머와 함께 개발할 때에는 흔해빠진 시스템 하나를 구현하더라도 상세하게 설명하고 기획서를 작성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일은 아무래도 시스템 기획 경험이 많을 수록 잘 하게 마련이다. 게다가 온라인 게임은 개발기간이 상당히 길어서 경력이 5년 쯤 되어도 신규개발로 상용화까지 경험한 타이틀이 1~2개를 넘기 힘들었고, 그래서 경력연차에 따라 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나 깊이도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런데 요즘은 게임 프로그래머들도 게임기획자 못지 않은 하드코어 게이머들이 많다. 이런 프로그래머와 개발할 때에는 과거처럼 시스템을 어떤 식으로 설계할지를 기획팀 위주로 고민하고 기획서를 쓰기보다는 그냥 처음부터 프로그래머와 논의하는 편이 훨씬 낫다. 심지어는 프로그래머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히려 기획 아이디어를 얻거나 발상이 전환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구현하고자 하는 바를 프로그래머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예전만큼 중요하지는 않게 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신입이나 초급 경력자에게는 시스템 기획능력이 중요하므로 꾸준히 연마해야 한다. 다만, 이제는 그 능력만으로는 향후 경력이 쌓였을 때 입지가 예전 같지는 않기 때문에 나중에 어떤 식으로 살아남을지에 대해서 미리 대비를 해둬야 한다. 이래저래 게임기획자에게는 힘든 겨울이다.


출처 : http://sstorm.egloos.com/6248501